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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의 도쿄 감성 여행기: 시부야, 아사쿠사, 팀랩 플래닛에서 만난 도시의 결

by 여행의 육남일 2025. 6. 21.

몇 번의 여행을 다녀봤지만, 도쿄는 유독 마음에 오래 남는다. 오늘은 2030세대의 도쿄 감성 여행에 대해서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이 도시, 빠르게 변하면서도 여전히 오래된 것들을 간직하고 있는 도시. 2030 세대에게 도쿄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도시 감성과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도쿄의 세 가지 얼굴을 마주했다. 시부야의 에너지, 아사쿠사의 고즈넉함, 그리고 팀랩 플래닛에서의 몰입형 예술 세계. 이 조합은 도쿄를 처음 만나는 이들에게도, 다시 찾는 이들에게도 전혀 식상하지 않은 여행이 된다.

2030세대의 도쿄 감성 여행기: 시부야, 아사쿠사, 팀랩 플래닛에서 만난 도시의 결
2030세대의 도쿄 감성 여행기: 시부야, 아사쿠사, 팀랩 플래닛에서 만난 도시의 결

시부야: 속도와 감성이 공존하는 도시의 심장

 

도쿄에 도착하자마자 내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시부야였다. 늘 유튜브나 브이로그에서만 보던 그 유명한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를 실제로 걷는 순간, 왠지 모를 짜릿함이 밀려왔다. 신호가 바뀌는 순간, 수백 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건너는 그 장면은 영화의 한 장면 같았고, 그 안에 내가 있다는 사실이 묘하게 들뜨게 만들었다.

시부야는 단순히 번화가가 아니다. 골목 하나만 들어가도 전혀 다른 분위기의 카페와 셀렉트 샵, 소규모 갤러리들이 나타난다. 나는 ‘시부야 파르코’ 백화점 위층에 있는 Nintendo Tokyo 매장에서 시간을 꽤 보냈다. 게임 세대인 우리에게 이 공간은 그야말로 성지와도 같았다. 피규어를 구경하고, 마리오 굿즈를 하나 사는 데도 아이처럼 설렐 수 있었다.

시부야에서의 하루는 빠르게 흘러갔고, 저녁이 되자 ‘미야시타 파크’ 루프탑에 올라 야경을 바라봤다. 공원과 쇼핑몰이 결합된 이 공간은 요즘 도쿄 젊은이들의 핫플이라더니, 확실히 분위기가 달랐다. 이곳에서 본 도쿄의 야경은 무언가 낭만적이면서도 현실적이었다.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도 나만의 속도로 머무를 수 있는 공간, 시부야는 그런 여유를 주는 곳이었다.

 

아사쿠사: 옛 도쿄의 정취를 만나다

 

다음날, 도쿄의 또 다른 얼굴을 보기 위해 아사쿠사로 향했다. 긴자선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그 과정조차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아사쿠사 역을 나오자마자 펼쳐진 센소지(浅草寺)와 가미나리몬(雷門) 앞은 고즈넉하면서도 활기로 가득했다. 관광객으로 북적이지만, 이상하게도 그 소란함조차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센소지 경내로 들어서기 전, ‘나카미세 거리’를 따라 늘어선 상점들을 구경했다. 일본 전통 간식인 닌교야키, 센베이, 그리고 말차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며 천천히 걷는 그 시간이 참 좋았다. 특히 닌교야키를 만드는 장인의 손놀림을 한참 바라보다가, 포장된 한 봉지를 사 들고 나왔다. 그 안에는 단순한 과자 이상의 정취가 담겨 있었다.

센소지에서는 오미쿠지를 뽑아봤다. 운 좋게도 ‘중길(中吉)’이 나왔고, 종이에 적힌 문장을 천천히 해석하며 마음속으로 해석해보는 시간이 잔잔한 위로처럼 느껴졌다. 나는 절을 돌아본 후 근처의 스미다강을 따라 산책했다. 고층 빌딩 너머로 보이는 도쿄 스카이트리의 모습은 아사쿠사의 옛 정취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이처럼 도쿄는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충돌하지 않고 공존하는 도시였다.

 

팀랩 플래닛: 감각이 확장되는 몰입형 예술 세계

 

도쿄 여행의 마지막은 조금 특별한 경험으로 채우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팀랩 플래닛(Teamlab Planets)였다. 도요스 지역에 위치한 이 전시 공간은 요즘 SNS에서 2030세대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아트 스팟이다. 입장 전에 신발을 벗고, 물에 들어갈 준비를 하라는 안내를 받는 순간부터 이미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전시는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걸으며, 만지며, 몸으로 체험하는 몰입형 전시의 연속이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공간은 ‘물의 정원’. 발목까지 차오른 물속을 걷는 동안, 수면 위로 빛의 꽃들이 피어나고 사라졌다. 나의 움직임에 따라 공간이 반응한다는 사실이 무척 신기했고, 어딘가 초현실적인 느낌마저 들었다.

또 다른 전시에서는 거울로 된 방 안에 수천 개의 LED 빛줄기가 떨어지는 듯한 공간을 지나기도 했다. 이곳은 특히 사진 찍기에 최적화된 공간으로, 많은 여행객들이 조심스럽게 삼각대를 세우고 셀프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도 그 중 하나였다. 감성적인 음악과 함께 빛 속을 걷다 보면 현실의 시간감각이 사라지는 느낌을 받는다. 도쿄의 감각적인 면모를 가장 극대화해서 체험한 공간이었다.

 

도쿄는 감성을 담은 퍼즐 같았다

 

도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도쿄는 마치 감성을 담은 퍼즐 같다고. 시부야의 빠르고 활기찬 분위기, 아사쿠사의 전통과 여유, 팀랩 플래닛의 예술적 몰입—all of these made me feel like I belonged in different parts of time and space.

2030세대에게 도쿄는 ‘무조건 가야 하는 도시’라기보다, ‘꼭 한 번쯤 내 방식대로 걸어봐야 하는 도시’였다. 브랜드, 카페, 예술, 감성, 전통이 한데 뒤섞인 도쿄는, 결국 나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도시였다.
그리고 분명한 건, 이곳은 한 번으로는 부족하다는 것. 도쿄는 언제든 다시 가고 싶은 ‘나만의 도시’가 되었다.